보고 싶습니다(편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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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육건강

보고 싶습니다(편지글)

by 영혼육 건강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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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습니다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는 하루에도 수없이 부르지만 육신의 아버지에게는 아버지! 하고 불려 보기는 무척 오랜만에 불려 봅니다. 보고 싶습니다.

 

이제 와서보니 벌써 50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때에는 우리 집안이 예수님 믿기 전이라 지금 아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돌아가셨는데 죽은 자에게 편지를 쓴다는 자체가 이상 스러운 생각이 되지만 살아계셨을 때를 생각하는 좋은 기회이요
아버지 학교에 숙제 이기도 하기에 순종하는 마음으로 펜을 들었습니다.

 

이 땅에서 아버지와 함께 지낸 14년 세월은 제 어린시절을 떠올려집니다. 그때는 아버지는 술을 너무 좋아 하셔서 술을 먹고 술주정을 너무 하셨고 그로인해 어머니와 많이 싸우셨고 집안에 바람 잘 날이 별 없었습니다.

 

어떤 날은 술을 너무 많이 드셔서 길에 누워 있다는 말에 옆집에 리어카를 빌려 실어 올때가 한두 번이 아녔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동네 어른들과 화투를 치시는데 식사하라고 심부름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해도 한 번도 온 적이 없기에 그렇습니다.

 

욱하는 성질, 과묵한 성격 그러한 아버지가 저는 싫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에 크서 어른이 되면 절대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요, 아버지, 제가 청년 때에도 아니 결혼 2년까지도 아버지를 닮아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었습니다.

 

술을 먹고 술주정을 하고 길에서 잘 때도 있었고 , 한 번은 술을 진탕 먹고 구둣발로 부인을 차고 행패를 부려 집안 식구들이
다 올 정도로 큰 사건을 치른 적도 있습니다.

 

그 사건 후에 술을 끊겠다고 약속하고 정식으로 교회 출석하고 믿음 생활하면서 완전히 술을 끊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믿음이 조금씩 들어가자 아버지 사랑 흔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제가 국민학교 3학년 때 친구들이랑 타작마당에 놀다가 왼쪽 다리뼈가 골절이 되어 걸을 수 없었는데 그 당시 시골에 병원이 없어 소문난 뼈 맞추는 집이 있어 20 리나 되는 길을 옆집에 자전거를 빌려 나를 뒷에 태워 치료할 때까지 일주일을 그렇게 하셨습니다.

 

이러한 마음 한구석에 아버지의 긍적인 면을 보면서도 부정적인 모습이 제에게 각인이 되어 어느새 나도 그렇게
된 나를 봅니다.

 

제가 어른이 되어 예수님을 믿고 믿음 생활하면서도 아버지의 부정면이 나오기도 합니다. 가식적이고 형식적인 종교 냄새를 물씬 풍기면서 같은 성도들에게 상처를 주고 집안 식구들에게 아픔을 준 것이 이제야 깨달아집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사랑하는 아내가 사랑하는 큰딸, 작은딸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찔립니다.

늦게나마 좋은 아버지 사랑하고 배려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만 선 듯 행동으로 옮기기는 싶지 않았습니다.

 

교회에서 아버지를 양육하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는데도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에 등에 떠밀다시피 억지로
등록했습니다.

 

프로그램이 시작하면서 찬양, 간증, 교육, 처음 대하는 영상물을 보고는 그 옛날의 아버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오랫동안 정말 제 가슴에 잊고 있던 아버지를 다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지만 아버지에 대한 원망, 수많은 부정적인 면이 내가 그대로 쏙 빼닮아 우리 두 딸에게 그대로 하는 것 같아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버지, 육신의 아버지를 용서합니다. 저도 회개합니다. 안경 옆으로 흐르는 눈물이 마스크를 적시며

 

아버지, 제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 제가 아버지입니다
아버지, 제가 아버지입니다.

 

소리 없이 외쳐 봅니다. 지금은 육신의 아버지를 사랑할 수 없지만, 영혼 사랑함이 다시 한번 불을 지피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작은아들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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